약을 중단하면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미친 듯이 올라오는 수포들 때문에
나는 중대한 결정을 내렸다.
한포진의 치료에 있어 스트레스 관리가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은 나는
일을 그만두기로 한 것이다.
물론 일을 그만두고 쉰다고 해서 한포진이 바로 낫는 것은 아니었다.
안타깝게도 이미 나는 만성이 된 듯하다.
아마도 평생을 이 한포진을 안고 살아가야 할지 모르겠다.
그러므로 나는 한포진 초기를 앓고 있는 분들에게 말하고 싶다.
한포진은 초기 치료가 중요합니다.
그냥 가볍게 넘기지 마세요.
한포진은 삶의 질에 엄청난 영향을 줍니다.
그렇다...
한포진은 내 삶의 질을 정말이지 처참히 떨어뜨렸다.
가장 먼저, 그리고 가장 오랫동안 유지하는 습관이 하나 생겼다.
손을 보호하는 습관이다.
손바닥에 수포들이 미어터질 듯이 올라올 때부터
수포들이 터지지 않도록 가능하면 손을 이용한 일을 삼갔다.
당연히 집안일도 거의 못 했다.
요리, 설거지, 빨래, 청소 등등 증상이 심할 때는 남편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샤워할 때, 세수할 때, 머리 감을 때 등 어쩔 수 없이 꼭 손을 써야 할 때는
면장갑과 그 위에 니트릴 장갑을 착용했다.
니트릴 장갑만 쓰면 손에 땀이 금방 차서 꼭 면장갑을 먼저 껴야 했다.
(손에 땀이 나는 것도 한포진에 좋지 않은 듯했다)
가끔 집안을 정리하거나 무언가를 만질 때도
항상 면장갑+니트릴 장갑 세트를 사용해야 했다.
이 얼마나 귀찮고 번거로운 일인지....
하루에 몇 번을 끼었다 벗었다 끼었다 벗었다...
가능하면 손을 물에 닿지 않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여
불가피하게 손을 직접 씻어야 할 때를 제외하고는
모든 순간, 매일 면장갑 + 니트릴 장갑 세트를 착용했었다.
거의 1년 넘게는 손을 씻을 때를 제외하고
샴푸, 클렌징폼, 주방세제, 세탁세제 등의 화학 제품뿐만 아니라
손을 물에 닿게 하지 않으려고
요리할 때에도, 집 청소를 할 때에도 이 세트를 항상 착용했다.
가족 방문을 위해 한국을 갈 때도
남편님과 여행을 갈 때도
가방에는 항상 여러 개의 면장갑과 니트릴 장갑이 따라다녔다.
기쁘게도, 지금은 가끔씩 맨손으로 세수도 하고 머리도 감는다.
1년 넘게 면장갑 + 니트릴 장갑을 끼고 씻다가 맨손으로 다시 씻었을 때는
너무 오랜만의 감촉이라 이상했다.
물론 면장갑과 니트릴 장갑 착용이 치료 방법은 아니다.
적어도 증상이 심해졌을 때 손을 보호해 주는 최소한의 장치라고 나는 생각한다.
한포진 투병기 (한포진 필수 아이템 비누편 ) - 사포힐 비누 ( sappo hill ) 내돈내산 (0) | 2025.03.24 |
---|---|
한포진 투병기 6 - 한포진 치료를 위해 내가 먹어본 것들 ( 영양제 : 유산균, 비오틴, 스피루리나, 죽염.....) (5) | 2024.10.30 |
한포진 투병기 - 3 (한포진 치료 시작) (1) | 2024.10.25 |
한포진 투병기 - 2 ( 한포진 원인 ) (2) | 2024.10.24 |
한포진 투병기 - 1 (1) | 2024.10.24 |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