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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포진 투병기 - 5 ( 새로 생긴 생활 습관, feat. 니트릴 장갑은 내 친구)

건강 이야기

by 아인이네 2024. 10. 30. 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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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을 중단하면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미친 듯이 올라오는 수포들 때문에
나는 중대한 결정을 내렸다. 
한포진의 치료에 있어 스트레스 관리가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은 나는
일을 그만두기로 한 것이다.
 
물론 일을 그만두고 쉰다고 해서 한포진이 바로 낫는 것은 아니었다.
안타깝게도 이미 나는 만성이 된 듯하다.  
아마도 평생을 이 한포진을 안고 살아가야 할지 모르겠다. 
그러므로 나는 한포진 초기를 앓고 있는 분들에게 말하고 싶다. 

 

한포진은 초기 치료가 중요합니다. 
그냥 가볍게 넘기지 마세요. 
한포진은 삶의 질에 엄청난 영향을 줍니다. 

 
 
그렇다...
한포진은 내 삶의 질을 정말이지 처참히 떨어뜨렸다.
가장 먼저, 그리고 가장 오랫동안 유지하는 습관이 하나 생겼다. 
손을 보호하는 습관이다.  
 
 

물건 정리할 때 면장갑과 니트릴 장갑을 착용한 모습

 
손바닥에 수포들이 미어터질 듯이 올라올 때부터 
수포들이 터지지 않도록 가능하면 손을 이용한 일을 삼갔다. 
당연히 집안일도 거의 못 했다
요리, 설거지, 빨래, 청소 등등 증상이 심할 때는 남편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샤워할 때, 세수할 때, 머리 감을 때 등 어쩔 수 없이 꼭 손을 써야 할 때는
면장갑과 그 위에 니트릴 장갑을 착용했다. 
니트릴 장갑만 쓰면 손에 땀이 금방 차서 꼭 면장갑을 먼저 껴야 했다. 
(손에 땀이 나는 것도 한포진에 좋지 않은 듯했다)
가끔 집안을 정리하거나 무언가를 만질 때도
항상 면장갑+니트릴 장갑 세트를 사용해야 했다. 
 
이 얼마나 귀찮고 번거로운 일인지....
하루에 몇 번을 끼었다 벗었다 끼었다 벗었다...
 
 가능하면 손을 물에 닿지 않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여
불가피하게 손을 직접 씻어야 할 때를 제외하고는 
모든 순간, 매일 면장갑 + 니트릴 장갑 세트를 착용했었다.
거의 1년 넘게는 손을 씻을 때를 제외하고
샴푸, 클렌징폼, 주방세제, 세탁세제 등의 화학 제품뿐만 아니라
손을 물에 닿게 하지 않으려고
요리할 때에도, 집 청소를 할 때에도 이 세트를 항상 착용했다.
  
가족 방문을 위해 한국을 갈 때도
남편님과 여행을 갈 때도
가방에는 항상 여러 개의 면장갑과 니트릴 장갑이 따라다녔다. 
 
기쁘게도, 지금은 가끔씩 맨손으로 세수도 하고 머리도 감는다. 
1년 넘게 면장갑 + 니트릴 장갑을 끼고 씻다가 맨손으로 다시 씻었을 때는
너무 오랜만의 감촉이라 이상했다. 
 
물론 면장갑과 니트릴 장갑 착용이 치료 방법은 아니다. 
적어도 증상이 심해졌을 때 손을 보호해 주는 최소한의 장치라고 나는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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